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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음악 했을 뿐인데… 어느새 "나도 스타"

18-05-15 17:53 조회 130

"음악이 좋아 방금 냉장고에서 맥주 가져왔어요." "방금 음정 틀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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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제작 음악가인 주찬양씨의 피아노 연주 모습. 그의 양옆에 설치된 모니터 채팅 창에는 시청자들의 실시간 반응이 쏟아졌다. /오종찬 기자

채팅창이 시끄러워졌다. 어떤 음악이든 팬들이 신청하면 피아노로 편곡해 연주하는 주찬양(29)씨의 피아노 연주가 막 시작된 참이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아프리카TV 스튜디오에서 열린 1인 미디어 제작 음악인들의 인터넷 공연 현장. 스튜디오를 찾아온 팬 60여 명과 네티즌 2만4000여 명이 함께 피아노 연주부터 록 공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2시간 동안 감상했다. 공연하는 음악가 양옆에는 시청자들의 감상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다.

1인 미디어 제작에 뛰어드는 음악 연주자가 늘고 있다. 음악이 좋아 시작했지만, 권위 있는 콩쿠르 입상(入賞)이나 유명 소속사에 들어가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만큼이나 어려운 일. 1인 미디어는 이들을 복잡한 절차 없이 많은 관객과 직접 연결해주는 통로다. 상업성이 낮아 외면받았던 대중의 취향을 정조준하는 것이 인기 비결. 경남 진주에 사는 대학생 조용범(23)씨는 이날 모든 노래를 로큰롤풍으로 바꿔 부르는 1인 미디어 제작자 '에이먼'의 공연을 직접 보러 서울 스튜디오까지 찾아왔다. 조씨는 "걸쭉한 사투리로 진행하는 에이먼의 방송엔 경상도 사나이다운 록 정신이 있다. 내게 그는 한국 최고의 가수"라고 했다.

가야금 방송을 하는 전통음악 전공자, 록 음악을 하는 실용음악 전공자…. 1인 미디어 제작에 뛰어드는 연주자들의 음악 장르도 다양하다. 관현악 전공자인 이세영(29)씨는 3년 전 바이올린 연주 1인 방송을 시작했다. 꾸준히 연주를 계속했더니 회원 수 3000명의 개인 팬클럽까지 생겼다. 이씨는 "음악인으로서 관객과 만나는 건 가슴 뛰는 일이지만, 전공자라 해도 공연을 통해 관객 앞에 설 기회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방송으로 매일 100명 넘는 관객 앞에서 연주도 하고 감상평도 들을 수 있어 성취감이 크다"고 했다.

미술 1인 미디어 제작에 뛰어드는 이도 많다. 김뭉크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김기덕(38)씨는 시청자들이 신청한 인물화를 한 점당 30시간 동안 정성스레 그려가는 모습을 방송한다. 1인 방송이 인기를 얻자 김씨는 아예 디자인 관련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으로 방송만 한다. 그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다가 우연히 인물화의 세계에 푹 빠졌지만, 다시 회화를 배워 직업 화가가 되기에는 이미 늦은 시기였다"며 "전보다 수입은 좀 줄었지만, 원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고 열광해주는 팬까지 있어 만족도는 훨씬 높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pyotaej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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